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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신문]특별 기획기사 [제 3부 : 깨진 유리창 이론에 멍드는 필리핀 한인사회]
일요신문 > 상세보기 | 2015-10-12 11:52:32
추천수 25
조회수   1,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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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신문 친구추가
내용
 국가 이미지 제고 전략 헛발질,우리나라도 만만치 않다.

국격은 국력을 따라가게 된다는 말이 있다. 필리핀을 이끄는 지도자나 행정부가 이처럼 국가 이미지에 대해 일관성 없는 정책을 펼치다 보니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해외언론들은 물론 국내 언론들도 필리핀 관련 소식을 전할 때 부정적 이미지를 더욱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 들어 필리핀 대표 이슈로 떠오른 사안은 '치안부재','코피노'이다. 국내 방송국에서 작가로 일하는 김선미씨는 "필리핀 만큼 시청자들의 시선을 끄는 자극적인 이슈가 많은 나라도 없다"고 전하며, "주변 강대국 관련 이슈는 아무래도 데스크에서 조심스러워 하는 반면, 필리핀은 보도를 해도 큰 탈이 없기 때문에 선호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중 코피노 문제는 2010년 즈음부터 국내 언론을 통해 불거지기 시작했다. 문제 제기는 옳지만, 보도 내용이 왜곡된 부분이 많다. 왜곡 보도 대부분은 프로그램 제작자가 프로그램 제작방향을 결정하고 움직이기 때문에 의도한 바대로 촬영 및 편집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필리핀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 부족과 우리의 시각과 잣대로 필리핀을 해석하려는 접근방식 또한 문제로 대두된다.

 필리핀은 기본적으로 말레이 인종이 주를 이루는 다민족 국가이다. 스페인 통치기 이전부터 중국과 오랜 왕래가 있었던 터라 중국계 혼혈이 많다. 이후 스페인과 미국의 식민지배 시기에는 스페인 계, 미국계 혼혈들이 많이 생겨났고, 60~70년대에는 일본 기업들의 활발한 진출로 일본계 혼혈 또한 꾸준하게 늘었다. 2005년부터 서서히 늘어나던 우리나라 관광객은 2010년에 접어들면서 매년 가파르게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언론은 이때부터 일본 '자피노'를 본 떠 만든 사전에도 없는 '코피노'라는 신조어까지 들먹여 가며,'무책임한 아빠들이 코피노를 양산하고 있다'는 식의 보도에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필리핀이나 우리나라 모두 공식적인 실태 조사가 없었던 터라 필리핀 내에 실상 몇 명의 코피노가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추정치로 2만명 정도가 있다는 식의 무책임한 보도만 일삼고 있다.  2013년 법무부 출입국ㆍ외국인정책본부 통계에 따르면 결혼이민자로 분류되는 외국인은 15만명이고, 이중 중국, 베트남, 일본에 이어 필리핀이 4위를 차지하고 있다. 필리핀인과 결혼해 국내에 정착한 커플만 9,334쌍이다.

 SBS MBC의 경우 '그것이 알고 싶다' 'PD수첩'을 통해 필리핀 관련 소재를 빈번하게 다루었다. 방송된 내용 대부분은 일부의 문제를 전체의 문제로 바라보고, 필리핀 정부는 신경도 쓰지 않는 사안을 마치 큰 일이나 있는 것처럼 부각시키는 식의 방송이 대부분이다. 더군다나 인터넷 신문들은 이를 짜깁기 보도하면서 '버려진 코피노 2만명필리핀 내 반한 감정 우려 (아시아경제 2013.10.31 보도)','아빠는 어디 버림받은 코피노 2만 명, 혐한까지(데일리안 2013-10-30 보도) 라는 극한 리드를 사용하는 왜곡 보도도 서슴지 않고 있다.

 필리핀을 잠깐 방문해 부계사회인 우리 시각으로 모계 사회인 필리핀을 바라보면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 필리핀에서 남성과 여성의 역할론 이 우리나라와는 판이하게 다름에도 불구하고 이런 문화적 배경에 대한 이해도 없이 이들은 제멋대로 재단하는 것은 지양해야 할 부분이다. 또한 필리핀은 혼혈을 장려하진 않지만, 그렇다고 우리나라처럼색안경 끼고 보는 나라도 아니다. 미혼모나 돌싱(이혼녀)에 대한 시각도 관대하다. 필리핀 정부나 국민들은 신경도 쓰지 않는 문제를 우리나라 언론들만 '반한','혐한'이란 무지막지한 단어를 동원해 가면서 현실을 왜곡하고 있는 셈이다. 우리 정부 역시 국내 언론의 코피노 보도를 무관심, 무시로 일관하고 있었다. 금년 5월 미국의 월 스트리트저널(WSJ) '코피노' 문제를 보도하자, 뒤늦게 국격 운운해 가면서 코이카를 통한 자활 프로그램 지원을 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가 WSJ에 보도된 '3만명은 정확하지 않은 추정치'라는 멘트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산을 마련해 실태조사부터 하겠다는 말은 쏙 빠져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고, 소나기는 일단피해보자 하는 식의 해결 방안만 난무한다.

  박근혜 정부 들어 2013년 국정원 선거 개입 및 댓글 파문, 2014년 세월호 사건, 2015년 메르스 사태 등이 외신을 통해 필리핀에 보도되었다. 유난히 국격을 강조하는 우리나라에서 정부 스스로 국격을 깍아내린 사건들이다. 이들 뉴스를 접한 필리핀 국민들은 우리에게 묻는다. "너희 나라는 안 그럴 줄 알았는데..왜 이런 사건이 발생하냐"고 말이다. 특히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 세월호 사건, 메르스 사태에서는 정부는 원인을 찾아 해결하고 진실을 규명하려는 노력보다, 진실을 은폐하고 보도 확산에 더 큰 신경을 쓰는 후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언론이 중심을 잡지 못하게 되면 국민은 물론 국가 전체에 악영향을 준다.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 우리나라가 필리핀 보다 나은 국가라고 목에 힘주며 살아가겠지만, 실상 갈팡질팡하는 정부나 낙후된 정치, 자기검열과 왜곡보도에 익숙한 언론들의 모습은 별반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언론이 죽은 사회에는 미래가 없다. 언론이 타락하면서 국민들은 자신들의 삶과 미래를 좌지우지 하는 정치나 정책 변화에 대해 무관심하고 둔감해지게 된다. 필리핀의 '미래는 없다'고 누군가 말했다. 필리핀이 지금과 같이 빈부격차가 심하고, 개도국과 후진국의 경계에서 아웅다웅하는 것은 풍부한 자원과 똑똑한 인재가 없어서가 아니다. 넘쳐나는 인적, 물적 자원에도 불구하고 발전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은 개혁 세력의 의지 부족과 개혁 의지의 싹을 잘라버리는 기득권 층들 때문이다.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안주하는 나라에는 더 이상 밝은 미래도, 희망도 기대 할 수 없기 때문에 필리핀의 미래는 없다고 말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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